돌아온 수퍼맨 특촬의 별

모성(母星)크립톤의 흔적을 찾아 우주로 떠났던 수퍼맨은 허탕치고 5년 만에 스몰빌로 돌아온다. 양모와 재회하고 운좋게 데일리 플래닛에 복직까지 된 수퍼맨. 그러나 로이스는 이미 딴남자와 동거중이고 아들까지 있었다. 게다가 클락에 대해서도 수퍼맨에 대해서도 태도가 차갑기만 하다. 심지어 수퍼맨을 까는 논문으로 퓰리처상까지 받은 상태. 한편 수퍼맨이 사라진 덕에 감옥을 벗어나온 렉스 루더는 크립토나이트를 손에 넣어 엄청난 음모를 꾸미는데...

언제나 제작에 들어가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수퍼맨 시리즈. 기대 반 의구심 반으로 보게 되었는데...일단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미리 어느정도 네타바레를 당한 것도 오히려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다면 로이스 때문에라도 상당히 속 쓰렸을 성 싶다. 암튼지 본작은 모님 말씀마따나 <킹콩>을 능가하는 동인필름이다. '원작재현' 이라는 점에서는 <킹콩>을 확실히 앞선다 (<킹콩>의 경우는 '원작에의 도전' 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합격점은 확실히 줄 수 있겠다. 다만 전작들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 말이 가장 많았던 수퍼맨 복장. 선명한 붉은색이 되어야 할 것이 칙칙한 갈색이 되었다. 브라이언 감독, X맨 때도 죄다 시커멓게 입혀놓더니만, 당신 칙칙한 게 취향이지? 가슴의 S자 마크도 확실히 작다. 아니, 작다기보단 납작하다. 아래 쪽으로 조금 더 늘려놓았다면 좋았을 것을. 트집을 한가지만 더 잡자면, 수퍼맨 특유의 애교머리는 억지로 만든 티가 너무 나서 좌절스럽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역시 위대했다.

* 나는 장면에서 속도감을 준 것은 좋지만, CG라 그런지 애니메 보는 기분이고 실감이 도통 나질 않았다. 이 역시 크리스토퍼 리브가 훨씬 그럴듯했다. 합성티는 많이 났지만.

* 오프닝은 진실로 감동이다. 존 윌리엄스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엄밀히 말하면 약간 축약된 연주지만).그건 어느 정도 예측했던 바이지만, 설마 오프닝 화면까지 그대로 재현해 줄 줄은 몰랐다. 곰곰 생각해 보니, 그렇게 안했더라면 오히려 실망스러웠을지도.

* 클락이 수퍼맨으로 변신할 때 원래는 전화박스나 회전문을 이용하는 것은 '공식' 인데, 시대의 흐름 탓인지 한번도 전화박스가 등장하질 않았다. 뭐 너나 없이 핸드폰을 들고다니는 세상이니...

* 문제의 '말론 브랜도' 영상. 예상했던 그대로 2탄의 녹화영상을 그대로 활용했다. 뭐 그건 상관없는데 광고지에는 2분이 훨씬 넘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잘해야 30초도 안 된다. 혹여 나중에 완전판이 따로 나오려나...?

* 케빈 스페이시의 렉스 루터. 어딘가 '젊은날의 재비어' 같아 보이는 것은 감독 때문이려나? 능력있는 배우지만 감독이 연출 방향을 잘못잡았다. 그의 스타일로는 좀 더 냉혹무비한 악당을 연기시켰어야 하는데 진 핵크먼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으니...

* 화이트 편집장의 조카로 로이스와 동거중인 리처드. 처음에는 그냥 뺀질한 캐릭터인줄 알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자상하고 영웅적인 캐릭터가 되어 간다. 하긴 배우가 사이클롭스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남자들만 멋있게 나오면 양성평등상 곤란한 거 아닌가?

* 한편 로이스 자신은 추락하는 비행기 안에서 마구 굴러다니는가 하면, 렉스 루터의 부하들에게 붙잡히고, 급기야는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서 기절까지 했는데도 얼굴에 긁힌 상처 하나 없다. 게다가 기절해서 바닷속에 가라앉은 수퍼맨을 헤엄쳐 가서 거뜬히 들어올린다. 사실은 당신도 크립톤 출신? (수퍼걸은 어쩌라고)

* 가장 문제가 된 '수퍼맨의 아들' 제이슨. 그렇다. 결국 본작의 테마는 '내가 네 애비다!' 였다. 그런데 문제는 리처드가 공포영화를 즐긴다는 것. 설마 그 제이슨을?

* 로이스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고 취미인 피아노 연주로 교묘한 트릭을 만드는 가 하면 유전된 자신의 힘을 자각하여 사고까지 치는 등 제이슨의 행동력은 발군. 그런데 문제는 제이슨의 나이. 아무리 보아도 대여섯살은 충분히 되어 보인다. 절대로 두세살은 아니다. 그런데 로이스는 몰라도 리처드는 제이슨을 자기 아이로 믿고 있다. 그리고 수퍼맨은 지구를 5년간 떠나 있었다. 이 모든 사실을 조합하면 결국 로이스가 고무신 바꿔 신는 게 1년도 채 안 걸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로이스 포기하고 그냥 하던 대로 원더우먼과 사귀지? (그건 딴 이야기!)


덧글

  • FAZZ 2006/06/28 19:35 # 답글

    겨우 수퍼맨2에서 5년이 지났을 뿐인데 지구는 죄다 핸드폰으로 갈아버렸군요 ^^
  • 보름 2006/06/28 19:48 # 답글

    킹콩의 그녀도 그렇고....별난 녀석들의 연인이 되려면 몸이 단단한 것이 첫번째 조건인가보죠;
  • lukesky 2006/06/28 20:46 # 답글

    필시! 빠른 시간 내에! 보러가야겠습니다. ㅠ.ㅠ
  • 천랑성 2006/06/28 21:06 # 답글

    확실히 케빈 스페이시는 그 뭐시냐, 세븐에서처럼 냉혹한 악역이 어울리는데 말입니다 ㅠㅠㅠㅠ 그래도 보러가고 싶어요.
  • marlowe 2006/06/28 23:19 # 답글

    금요일까지 어떻게 참을 지...
  • EST_ 2006/06/28 23:35 # 답글

    그런데 영화판의 조나단 켄트는 1편에서 클락이 고향 갔을 때 유명을 달리하지 않았던가요?(얼마전에 봤는데 왜 확신이 안 서지?;;;)
  • JOSH 2006/06/29 00:53 # 답글

    > 그새 양부는 죽었지만 양모는 아직 건재했다.
    어... 양부가 죽은 다음에 떠났던 거 아닌가요...
  • 2006/06/29 09: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6/06/29 09: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umic71 2006/06/29 16:16 # 답글

    아, 이미 죽었던가요. 저도 기억이 아물아물하군요. 일단 문맥은 수정.
  • rumic71 2006/06/29 16:17 # 답글

    비공개님, 클래식으로 구분되려면 우리 자식들 내지 손자 세대까지는 가야...
  • AirCon 2006/06/29 23:59 # 답글

    '외톨이라고 느낄 때' 운운하는 순간, '네 사촌 중에 슈퍼걸 있잖아...'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피식 웃었습니다;;

    그나저나, 케빈 스페이시의 렉스는 정말 제대로 안습이었습니다;
    진 헤크먼을 따라했다는 것도 안됐지만, 진 헤크먼의 관록... 이랄까, 그 특유의 '유들유들하고 위트가 넘치는 악당'은 사라지고, 애매하게 유머러스한 척 노력하는 약간 맛 가버린 약물중독자가 생각나더군요;

    이번 작은 렉스와 로이스 때문에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 JOSH 2006/06/30 10:37 # 답글

    아, 저도 ... 상자에 루이스 머리를 넣어 데일리플래닛으로 보내는 렉스를 연상했어요.
  • rumic71 2006/06/30 19:23 # 답글

    아니 뭐, 로이스는 사실 누가 연기해도 상관없는 위치였던 거 같습니다. (사이클롭스에 가려서...)
  • 잠본이 2006/07/01 14:52 # 답글

    양부는 떠나기 전에 죽었죠. 양모 대사 중에 '네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널 보내지 않으셨을 거다'가 있었으니...
    (사실 저는 1편 본 기억이 하도 가물가물해서 '양모도 죽은거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했었죠. 켄트부부가 모두 생존해 있다는 설정은 1980년대말에 존 버언의 신설정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로이스와 클락'으로 일반화된 거라, 양부모가 멀쩡히 살아있는 슈퍼맨...이란 건 우리 세대에겐 좀 낯설어 보이더군요.)

    원더우먼과 사귀지 못하는 이유는...아직 린다카터를 이을 배우가 안나타났기 때문에 (펑)
  • 쭐리 2006/07/03 09:59 # 답글

    오~ 저두 어제 '슈퍼맨 리턴즈'봤어요. 오빠가 이리 자세히 리뷰했다는걸 미리 알았담 어제볼때 훨 도움이 되었을텐데... 전 원래 슈퍼맨보담 원더우먼 fan이라서 슈퍼맨의 기억이 얼마 없어 어제 좀 헷깔렸거든요. ㅋㅋ
  • ArborDay 2006/07/11 17:15 # 답글

    수퍼맨 박스셋을 사두고도 확인을 하지 않아 혼동만 머리에 가득하네요. ^^
  • 2006/10/24 01: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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