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 아오이 한밤의 도서관



원제 : 神剣アオイ (수퍼대쉬 문고)
원작 : 야나기 타마조 (八薙玉造)
일러스트 : 우에다 료

항상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 어릴 적부터 몸을 단련해 온 나카타 유키토.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허공에서 무녀 복색의 소녀가 떨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급히 몸을 던져 그녀를 받아준다. 그리고 숨돌릴 틈도 없이 벼락을 무기처럼 던지는 괴인과의 싸움에 말려든다. 소녀는 갑자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유키토와 함께 괴인을 따돌려 버리고는, 유키토에게 반했다면서 그의 입술을 빼앗아 버린다. 그 이후 수시로 나타나서 유키토에게 달라붙는 소녀. 덕분에 소꿉친구인 사카토 타바네와의 사이가 험악해진다. 그러나 느긋하게 그런 걱정이나 할 계제가 아니었다. 갑자기 메이드복을 입은 괴인이 학교를 습격하여 타바네를 기절시키고 유키토를 납치해간다. 납치되어 간 황야에는 일전의 벼락 괴인을 비롯하여 각종 괴인 괴수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유키토를 인질 삼아 무녀복 소녀를 꼬여내겠다는 것. 뒤따라온 소녀는 막강한 힘으로 괴인들과 싸우지만 유키토가 인질인 탓에 점점 수세에 몰린다. 살해되기 직전, 다시 누군가가 달려와서 적들을 거침없이 베어버린다. 자세히 보니 유키토네 반 담임 선생인 사노 쇼우였다!

「철구공주 에밀리」시리즈의 야나기 타마조 작품. 에밀리가 개그를 담은 중세 서양 판타지인 데 비해, 본작은 현대를 배경으로 한 기전 배틀물. 다소 빡빡한 느낌에 장황한 상황 표현, 개그 시퀀스와 시리어스 시퀀스를 오락가락 하면서 분위기를 점점 무겁게 만드는 연출은 우레시노 아키히코나 카미노 오키나를 연상시킨다. 통상 현대 배경의 배틀물이면 '찌질한 중2병 주인공'이 설치고 다니는 이야기가 많은데, 본작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언급한대로 유키토는 철두철미 바른생활 사나이. 싸움은 자주 하지만 그것이 전부 자기 단련과 수양을 위한 것. 무사도 소년이다. 그렇다고 찌질한 중2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작에서는 우습게도 악당이 찌질이이다. 벼락 괴인인 뱌쿠센(白閃)은 무녀복 소녀에게 늘 패퇴한 뒤 자기 부하에게 분풀이하고, '이렇게 강한 내가 왜!'라고 헛소리나 하는 존재. 결국 갖가지 비겁한 수단만 부리게 된다. 소꿉친구인 타바네는 무녀복 소녀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존재감 있는 여자 캐릭터인데, 유키토보다도 싸움에 강하다는 설정. 이런 삼각관계 설정에서 흔히 그렇듯, 유키토에게 무녀복 소녀가 달라붙자 질투를 폭발시키지만, 자기 스스로도 그게 질투라는 것을 모른다. 통상의 이능배틀물이라면 남주인공이 무녀복 소녀의 싸움을 거들면서 존재감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본작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싸움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 이차원 세계에서 넘어온 영적존재-랄까 요괴들이기 때문에, 유키토는 늘 한 방에 뻗은 채 꼼짝을 못한다. 이렇게 당하기만 하는 남주인공도 찾아보기 힘들 듯. 바꿔 말하면, 이런 요괴들을 가볍게 바르는 무녀복 소녀는 인간이 아니라는 이야기. 그리고, 제목에 나와 있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계속 '무녀복 소녀'라고 부른 이유는, 실제로 소녀에게 이름이 없었기 때문. 아오이는 이야기 맨 끝부분에 유키토가 붙여 준 이름이다(그러나 작가의 착오로 이름을 붙여 주기 전에 아오이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다). 아오이의 정체는 '신검' 인데, 일전의 모작품처럼 진짜 검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게 아니라, 원래부터 인간과 흡사한 모습으로 검 역할을 하는 존재. 그렇기 때문에 막강한 힘을 갖추고 있지만, 그 힘을 요괴와의 싸움이 아닌 다른 데에 쓰면, 내부에서 자기붕괴를 일으키게 된다.
이미 언급한 대로 문체는 다소 빡빡한 느낌이 있지만, 기전 배틀물로서는 오히려 디테일한 묘사가 좋은 효과를 내어 주고 있고, 앞서 거명한 우레시노 아키히코나 카미노 오키나가 개그 시퀀스를 그냥 구색으로 넣어 주는 것에 비하여 여기서는 개그 시퀀스에도 나름 공들인 태가 난다. 우에다 료의 일러스트는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에는 성공했지만, 배틀 장면은 걸맞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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