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셨습니다. 청춘세계에. 한밤의 도서관



원제 : ようこそ青春世界へ! (이찌진샤 문고)
원작 : 아사누마 코우타 (淺沼広太)
일러스트 : 스마키 쥰고 (すまき俊悟)

디자이너인 숙모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재봉틀을 장난감 삼아 자라온 후타바 카오루는, 새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취미를 살려 수예부원이 되기로 맘 먹지만, 이 학교엔 수예부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연극부 부원 모집 포스터를 발견한 카오루는 연극 의상을 만들게 된다면 수예부보다 더 보람있으리라 생각하고 연극부의 문을 노크한다. 그러나 카오루의 눈앞에 나타난 광경은...!

<우리에게는 야채가 부족하다>의 아사누마 코우타 작품. 그 밖에 이 작가 작품으론 <7초후의 사카타 씨와 나>, <나는 그녀의 개가 된다>등이 우리 귀에 익숙하다. 이번 작품은 전형적인 학원 클럽활동 코미디. 보통 라노베에서 부활(이 단어 쓰기 싫은데 어느 틈에 업계에 눌러앉은 것 같다)물을 다룬다면 진귀한 마이너 부가 열심히 활동하거나, 부 자체는 메이저이지만 부원이 희한하거나, 둘을 합쳐서 부도 이상하고 부원도 이상하거나 셋 중의 한 패턴이 된다. 본작은 메이저 부에 이상한 부원이라는 패턴이다. 연극부 자체는 메이저한 부지만 부원은 주인공까지 넣어도 일곱 명밖에 안 되고, 평소에는 연극은 전혀 하지 않고 각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낸다. 초반에는 이런 희한한 선배들에게 주인공이 휘둘리는 이야기인가 했더니, 후반으로 갈수록 선배들 쪽에 비중이 옮겨가면서 주인공은 그야말로 신입 멤버 정도 수준의 비중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야기 진행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구성면에서 좀 어떨까 싶다. 일단 연극부원을 하나 하나 소개해보자면;

모리무라 타이찌로 : 부장. 항상 원만한 얼굴과 행동으로 부원들을 이끈다...기 보단 알력이 생기면 전담으로 중재하는 역. 회계에서 잡무에 이르기까지 연기 이외의 모든 일들을 거의 혼자 떠맡고 있다.

시바무라 켄이찌 : 각본 담당. 안경잡이에 빼빼 말랐고 오타쿠 기질이 있다. 특기는 두 가지. 하나는 일단 인스피레이션이 발동하면 무서운 속도로 각본을 써 낸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독설 능력. 그 대신 체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연극부 내에서 유일하게 각본을 쓸 능력이 있지만, 정식으로 극작을 배운 것은 아니고 독학.

미즈키 케이코 : 시바무라의 소꿉 친구. 철두철미한 중2병이어서 자신의 흑마술로 시바무라가 세계를 지배한 사신으로 환생케 하겠다고 늘 좇아다닌다. 잘못 건드리면 폭주해서 얀데레로 화하기 때문에 시바무라 본인도 그녀에게는 터치를 못 한다. <나친적>의 이웃사촌부 부원을 몽땅 합치면 이런 기묘한 캐릭터가 나올 듯.

코엔지 카이 : 무도가의 아들. 아버지의 도장에서 사범 노릇도 하고 있는 만큼 액션이랄지 몸놀림 차원에서는 가히 따를 자가 없지만 말이 굉장히 어눌하다. 그래서 말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 주고 대신 할 말을 해 주는 시바무라와는 절친으로 지내고 있다.

미나세 아오이 : 피아 캐롯과는 상관없다. 정식 가입을 하지 않은 임시부원. 그런데로 미모의 소유자이지만 자신을 전혀 가꾸지 않는데다가 말투도 거칠고 주먹도 쉽게 휘두른다. 시바무라에게 암코릴라로 불리울 정도로 서로 물고 뜯는 사이. 사실은 부장 모리무라를 짝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연극부까지 따라온 것.

이런 멤버들 사이에서 카오루는 성실하고 귀여운 면을 보여주면서 특히 시바무라에게 망상의 대상이 될 정도로 어필한다. 하지만 110페이지 언저리, 그러니까 이야기 거의 중반쯤 가서 사실은 카오루가 남자였다는 점이 밝혀지고 만다. 요컨대 오토코노코물. 2009년 작품이라(책 속에 사쿠라 패밀리아 3권 광고가 끼어 있다), 요즘처럼 오토코노코가 확실하게 시민권을 얻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뭐 그래도 일종의 붐을 이루던 때이긴 하다. 어찌되었건 오토코노코를 다루는 면에 있어서는 요즘 작품들과 비교해도 별로 뒤질 게 없어 뵌다. 후반부에 이야기를 좀 뚝딱 마무리한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딱히 트집 잡을 구석도 없다. 다만 이미 말했다시피 어느 새 시바무라나 아오이가 카오루의 비중을 잡아먹어 버리고, 결국 아오이가 모리무라에게 고백하는 게 이야기의 클라이맥스가 되어 버린 것이 좀 미묘하다. 하지만 후속 권이 있다면 역시 트집 잡을 만한 일은 아닐 듯.
이것 저것 다 좋은데 제목은 아무래도 뜬금이 없다. 뭐 어디에 가져다 맞춰도 쓸 수 있는 제목이긴 하지만.
('청춘세계에 어서오세요' 따위로 번역하기만 했단 봐라. 뭐 번역될 거 같지도 않지만)

* 사족이지만 본작에서는 오토코노코를 '漢の娘' 라고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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