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홍의 더블익스 한밤의 도서관




원제 : 閃虹の機巧美神 (오버랩 문고)
원작 : 쿠루스니쿠(来栖宍)
일러스트 : BLADE

해저세계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양대 세력, 레뷔아스(海竜)와 오르가스(荒鬼). 인류는 일단 중립 위치에서 불간섭을 천명하였지만, 해저 세력의 향방을 계속 관찰 연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전담기관 매치메이커가 조직되고, 해상 도시 유테라스에 본부를 두었다. 유테라스는 휴먼셰이드라는 첨단 배리어로 보호되고 있지만, 침공에 대비하여 인간형의 거대로봇이 만들어졌다. 그것이 더블 익스(XX)시리즈이다. 이로서 3대 세력은 일단 파워 밸런스를 맞춘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테라스의 방호시스템 대부분과 더블 익스 시리즈 전부를 개발한 장본인인 크라우스 레이터 박사가 갑자기 레뷔아스에 망명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이로써 레뷔아스 측 전력이 대폭 강화된다. 그리고 레뷔아스와 인류가 몰래 손을 잡았다고 의심한 오르가스가 유테라스를 공격해 오는데...

'機巧美神' 이라 쓰고 더블 익스라고 읽는다. 더블 익스는 'XX'를 말하는 듯한데, 의미 불명. 유전자를 말하는 것이라면 두 손 들 수 밖에 없겠다. 뭐 일단 로봇이 모두 여성형이긴 하다. 하지만 엑스가 아니라 익스라고 표기한 건 도대체 뭔지. 물론 유럽 언어에서 X를 익스라고 읽는 사례가 있지만, '더블'은 빼도 박도 못할 영어이니 말이다.
뭐 라노베 업계에서 시시콜콜 따지는 건 패배를 의미하는 거지만, 그래도 너무 여러 면에서 본작은 '막 나가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제목과 장정은 어딘지 패미통 문고를 연상시키고, 정작 설정이랄지 작품 분위기는 2차원드림문고를 연상시키는데, 물론 그렇게까지 에로하진 않다. IS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간판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오버랩 문고인데, 방향성을 너무 애먼 쪽으로 잡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각설하고, 본작의 중심소재는 일단 로봇배틀. 광고에는 '라이트노벨 사상 유례없던 충격의 메카 배틀!' 이라고 했는데, 확실히 이런 발상은 유례가 없었다. 다만 '충격'의 방향이 스케일이나 전략전술 같은 것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점을 유념해 둘 필요가 있겠다. 여성형 로봇이 등장하는 것은 비교적 흔한 발상이지만, 본작에서는 파일럿도 미녀라야만 한다. 즉, 몸매가 특정 기준에 맞지 않으면 조종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덕분에 지원자가 없어서 기체는 셋 있지만 파일럿은 단 한명뿐이라는 사태. 이런 민폐스러운 장비를 만든 이유는 이야기 끝부분에서 박사가 자기 입으로 밝히는데,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요컨대 박사가 워낙 여자를 밝혀서 그리 된 거였다.
사실 본작의 주인공은 박사의 아들인 틸 레이터. 남자라는 이유로 파일럿이 되지 못하고 정비공으로 일하는 불행한 소년이다. 개발자의 아들이 파일럿인 경우는 무수히 많지만, 정비공인 경우는 본작 말고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암튼 자신의 부친에 대한 혐오감과 책임감 같은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어서, 파일럿이 되어 자기 손으로 일을 처리하는 게 절실한 소원. 그리고 정작 유테라스 유일의 진짜 파일럿인 아이라 산토스는 거의 대놓고 틸에게 어프로치하고 있지만, 라노베 주인공들이 다 그렇듯 틸은 심각한 둔감남 상태.
그리고 신비의 비술(秘術)을 구사하여 유테라스로 숨어든 수수께끼의 미소녀 비디 에어리가 등장한다. 그녀는 비술을 구사하는 이들이 모여사는 산 속 숨은 마을 출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별 이유도 없이 쳐들어와 자신의 마을을 멸망시킨 원수를 찾아 헤매이던 차였다. 그리고 그녀의 도움으로 틸은 여성화되어 숙원이던 파일럿이 된다. 여체화에 메카 파일럿이라고 하면, 개념상으로는 많이 다르지만 '트윈테일' 시리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주인공 이름 틸(ティル)의 철자가 테일(テイル)과 흡사한 것만 봐도 충분히 의심이 간다. 암튼 오르가스의 공격으로 위기에 몰린 아이라를 틸이 간신히 구해내는데, 여체화된 틸의 거유를 본 오르가스의 지도자 코우가(紅牙)가 그녀에게 홀딱 반하는 바람에 얼렁뚱땅 협력 관계가 맺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레뷔아스와의 싸움 쪽으로 흘러가는데... 보통 TS 주인공이 나오면 주변에 남자만 몰리거나, 반대로 여자만 몰리는 연출이 흔하지만 본작에서는 적절히 남녀비를 맞춰주고 있다는 점이 작지만 눈에 띄는 특징이다. 멘탈면에서도 종래의 TS주인공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지나치게 무덤덤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신경질적이 되지 않는 점이 좋아 보인다. 여체화에 너무 빨리 적응한 것 같다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러나 문제는, 호색한인 박사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주인공마저 묻혀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이것도 편집부에서 지적을 넣어 많이 고친 결과라고는 하지만.
레뷔아스와의 관계는 수천년 전 고대비사(古代秘史)가 현대와 어우러지는 구도인데, 아키라(日日日)의 작품이 연상된다. 하지만 발상만 그렇다는 것이고, 연출 수법 같은 것은 많이 다르다.
또 한 가지 본작의 유니크한 점을 들자면, 마지막에 가서 악역인 레뷔아스의 여왕과 박사를 가차없이 죽여버린다는 연출을 들 수 있겠다. 시체가 확인된 건 아니어서 속편에서 '사실은 살아 있었다'로 갈 여지는 남겨 뒀지만, 어쨌든 죽이려는 행동 자체는 확실하게 나왔다. 물론 죽어 마땅한 악인들이긴 했다.
본작이 나온 것은 딱 1년 전인 2014년 1월. 실은 그 후 6월에 속편이 실제로 나오긴 했는데, 아직 내용은 모른다. 속편의 내용에 따라서는 이제까지 말한 것들이 다 뒤집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덧글

  • 로리 2015/01/18 18:58 # 답글

    역시 데스 니드 라운드나 계속... T_T 하지만 이미 완결 아흑
  • 네리아리 2015/01/18 19:37 # 답글

    물론 그렇게까지 에로하진 않다.
    ㄴ...-_- 그럼 이미 끝났네요. 에로하지 않다니 끌끌
  • rumic71 2015/01/18 20:41 #

    * 네링님 오셨다!
    * '2차원 드림문고'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혀 에로가 없는 건 아니에요.
  • 하늘여우 2015/01/19 11:19 # 답글

    2차원 드림문고 수준 에로성이면 그냥 야설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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