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린. 한밤의 도서관



원제 : 俺、りん (V노블)
원작 : 제뉴인(じぇにゅいん)
일러스트 : 모리치카
번역 : 김성래

세노에 카즈히로는 코시엔 우승을 꿈에 그리는 고교 야구소년. 오늘도 열심히 운동하려고 하던 참에 갑자기 날아온 공에 맞고 기절한다. 정신을 차린 카즈히로는 자신이 처음 보는 학생들과, 처음 보는 교복, 처음 보는 학교에 있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처음 보는 소녀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는 점도!

"대쓰요,대쓰요! 그이 완배칸 챙춘 소오설이죠~ 그런데 돔 구장이 말이죠...." (띠지 광고)

이제 완전히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착한 TS물. 오토코노코의 인기에 비하면 본격 성전환물은 반발짝쯤 뒤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거의 비등하다고 봐도 좋을 듯. 본작만의 유니크한 점을 들자면 주인공이 스포츠소년이라는 점이다. 조역이라면 모를까 TS물의 주역으로 스포츠 캐릭터가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오토코노코물까지 포함하더라도 주연은 처음부터 아담한 체구의 미소년으로 여장을 해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로 설정되는 게 보통이다. 이는 대부분의 스포츠 캐릭터가 심히 마초적이기 때문에 '변신'후의 갭이 너무 커져서 모에를 느끼기 이전에 감정이입부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조연이라면 개그요소로 잘 활용할 수 있지만). 또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의 스포츠 캐릭터란 운동밖에 모르는 운동바보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여성성에 적응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점도 고려할 수 있겠다. 반대로 여캐 입장에서 운동을 하려고 해도 체력이라든지 기타 여러 가지 면에서 힘들어지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남성 출신이므로 여성 스포츠를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반칙'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정상 허용이 된다 하더라도.
다만 이런 여러 가지 '약점'들은 그 자체가 잘만 써먹으면 드라마를 낳을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을 과감히 시도한 것이 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1권이 갓 나온 현시점에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논하기엔 아직은 약간 이른 듯 싶지만, 일단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느꼈으니 최소한 실패는 아닌 것 같다.
주인공의 'TS선배'인 쿠보 노도카의 등장도 제법 효과적인 장치라 할 수 있겠다. 구도상 선배의 조언을 받아가면서 시행착오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 대신 주인공의 적응 과정을 즐기는 맛을 좀 깎아먹기도 하지만. 오구라 아카네의 <그녀가 되는 날 another>에서도 'TS선배'를 등장시켜서 큰 효과를 본 바 있다.
뭐니뭐니해도 본작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단행본의 번역판이 아니라는 점이다. 번역판인 것은 맞지만, 원작자에게 한국 측이 직접 접촉해서 최초로 단행본으로 내었다(그리고 원작자는 한글로 된 단행본을 받아들고 당황해하고 있다). 원래는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던 작품. '소설가가 되자'에서 신인작가를 픽업하는 건 요즘 일본에서도 무슨 유행처럼 되어버렸으니 직접 한국에서 픽업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콜룸부스의 달걀.

* 작가가 야구용어 때문에 고심한 흔적은 있지만, 야구 팬은 아닌듯. '슈우트'는 스라이다 '스크류볼' 로 옮겨야 한다. '그라운드 홈런'도 우리나라에서 절찬리 사용하던 용어이고 반쯤 직관적으로 의미가 와 닿긴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는 '인사이드 파크 호텔 홈런'쪽이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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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노트2☆ : '15 올해 읽은 라노베 랭킹 2015-12-29 17:50:55 #

    ... 게 느끼게 하지만, 그동안은 피라미 캐릭터로만 여겨지던 슬라임에 촛점을 맞췄다거나, 역시 악역으로만 나오던 고블린을 중심축으로 놓았다거나 하는 살짝 새로운 점이 눈에 띈다. 6위 : 나는 린 일본인의 글을 한국에서 먼저 출판해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 역자 후기에서 나온 '땀 냄새가 나야하는데 사과향이 나는 작품입니다. 왜죠!' 라는 문장이 본작의 특징을 잘 말해주 ... more

덧글

  • あさぎり 2015/05/02 15:43 # 답글

    세상에 이게 정발...
  • 잠본이 2015/05/02 17:29 # 답글

    헐 본고장보다 바다건너에서 책이 먼저 나와버리다니!
  • Tabipero 2015/05/02 23:13 # 답글

    정말로 띠지가 저렇게 돼있나요? ㅎㅎ
    (근데 '청춘'을 '챙춘'으로 발음하진 않을 것 같은데...네이티브가 아니라 태클걸기도 그렇고)
  • rumic71 2015/05/02 23:24 #

    저도 좀 거시기하다 싶긴 한데, 잘 모르는 언어라...(어이어이)
  • ReSET 2015/05/02 23:56 # 답글

    그 특이한 출신성분 덕분에 트위터에서 살짝 화제가 됐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다만 전 TS에도 야구에도 관심이 없어서...결국 패스...;;
  • rumic71 2015/05/03 17:52 #

    그래도 해맑은 청춘은 좋아하시잖습니까.
  • 라파크레키스 2015/05/04 13:34 # 삭제 답글

    근데 작가한테 편집부에서 일본어로 만든책을 2부 같이 보내줬대요~ 작가 전용으로요~
  • rumic71 2015/05/04 15:42 #

    네, 저도 뒤늦게지만 그 정보를 얻었습니다. 게다가 그거라도 좋으니(일본 문고본과는 판형이 다르고 가로쓰기에 좌철) 아마존서 팔아달라는 열도독자들의 반응도...
  • NIZU 2015/05/07 18:15 # 답글

    띠지는 허구연 드립(… )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출간과정이 이례적인 경우라 궁금증이 생기네요. 읽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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