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리쉬 - 유명 서곡집 서울 슈타츠카펠레



지휘 : 볼프강 자발리쉬
악단 : 바이에른 주립 교향악단
발매 : Orfeo (C161871A)

1. Wagner - Die Meistersinger
2. Verdi - La forza del Destino
3. Mozart - Die Zauberflote
4. Beethoven - Leonoren Nr.2
5. Brahms - Tragische

뭔가 미묘한 음반이다. 먼저 음반사가 오르페오다. 마이너라고 무시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진짜 '메이저'들에 비교하면 몇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곳임에는 틀림 없는데, 자발리쉬같은 거물급을 데려다 녹음했으니 좀 놀랍다. 라이브 녹음 같은 것도 아니고 스튜디오 신녹음! (신녹음이라고 해도 오래 전이지만)
'우리 회사는 돈 좀 쓰면 안되냐? 법으로 정했어?' 라고 오르페오 사장이 발끈하는 모습이 뇌리에 생생히 그려지는데, 할 수 없다.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밖에. 라이너노트에 자발리쉬가 직접 쓴 바이에른 소개가 있을 정도니 뭔가 공을 많이 들였다는 티는 난다.(하지만 녹음데이터가 전혀 없다는 게 아쉽다)
어쨌건 연주는 좋다. 특히 '레오노레 서곡' 같은 경우는 명연주로 정평이 있는 드레스덴을 능가할 정도다. 물론 쇳모루를 후드려패는 듯한 드레스덴 특유의 박력에는 못미치지만, 대신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우면서도 매끄러운 리듬 감각이 탄성을 발하게 할 정도다. 바이에른의 연주 실력 자체는 예전부터 그 명성을 들어왔지만, 그들이 이런 질감을 창출해내는 줄은 이번에 다시 듣고 새로 깨달았다. 물론 자발리쉬라는 대가 덕이겠지만. 이들이 이 스타일로 베토벤 3번이나 6번도 내주었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오르페오라고 하면 그 골때리는-칭찬이다- 클라이버의 베토벤이 있긴 하지만). 하긴 워너에서 낸 베토벤 교향곡집이 있긴 한데 이건 로열 필과 한 것이라 살짜기 다르다. 악단이 바뀌었다고 연주 수준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찌되었건 연주도 좋고, 녹음도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정갈하고 조신하게 잘 되어 있긴 한데, 또 당혹스러운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본반의 컨셉인데... '유명 서곡집(Berühmte Ouvertüren)' 이라고 제목을 붙인 대로, 내용물이 유명 서곡들인 점은 틀림없다. 하지만 죄다 독일 곡인데 베르디만 달랑 혼자 끼어있는 게 뭐가 좀 어색하다. 기왕에 구색을 맞추려면 롯시니나 벨리니를 한곡 더 넣어주든가, 좀 더 다양성을 갖게 비제나 구노를 넣어주던가. 아니면 과감하게 베르디를 빼고 독일 서곡집으로 가던가...라고 생각하다 보니 이번엔 브람스가 걸린다. 브람스는 물론 독일에 속하는...정도가 아니라 독일음악의 간판스타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지만, 다른 곡이 모두 오페라 서곡인데 '비극적'만 혼자 튀고 있다. 도대체 본반의 컨셉은 무엇이란 말인가? 기왕에 브람스를 넣을 거면 '대학축전'도 같이 넣어주던가. 뭐 컨셉이 어쨌든지간에 연주는 흠 잡을 데 하나 없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덧글

  • 漁夫 2016/02/02 19:40 # 답글

    서곡 두어 개 더 넣어도 시간이 충분히 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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