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v 수퍼맨 특촬의 별



원제 :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감독 : 잭 스나이더
출연 : 벤 애플렉 / 헨리 카빌 / 갈 가돗 / 에이미 아담스 / 제시 아이젠버그 外

수퍼맨의 행동이 미국 내에서 격렬한 찬반 양론을 낳는 가운데, 수퍼맨 때문에 발생하는 참담한 파괴의 현장에서 이를 갈며 벼르는 또 다른 영웅이 있었다. 다름아닌 배트맨이었다. 한편 렉스코프 사 사장인 렉스 루더는 크립토나이트를 미국에 반입하여 신병기를 개발하려고 정치권에 열심히 로비를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의회에 테러를 저지르고 만다. 그의 목적은 수퍼맨을 타락시키는 것. 그리고 렉스는 결국 배트맨과 수퍼맨을 싸움붙이는 데 성공하는데...

뒷말이 워낙 많아서 처음부터 기대치를 낮게 설정하고 보았다. 네타바레도 제법 당하긴 했지만 스토리라인만큼은 어떻게든 사전정보를 차단하는 데 성공한 채 봤는데...

가메라 3 잖아!

하지만 그랬다가는 배트맨이 품에 마에다 아이 흉내를 내는 월러스를 끌어안고 수퍼맨과 싸우는 하드코어한 구도가 되어버리므로 애써 머리에서 털어냈다. 수퍼맨에 대해서는 전작에서 이미 지적할 걸 다 지적했으니 새삼 따질 필요는 없겠고, 배트맨은... 조금 괜찮아졌다는 느낌? 최소한 액션이 다소나마 스피드업 된 점은 좋았다. 대표적인 게 마사 켄트 구출하러 갈 때. 하지만 몸놀림과 달리 배트 수트는 너무 둔중해보였다. 수퍼맨과 싸울 때야 특주장비니 예외로 놓는다 하더라도. 덧붙이자면 박쥐귀도 너무 짧았다. 그리고 제레미 아이언스의 알프레드는 전혀 집사스럽지 않았다. 이건 그냥 예의바른 M이다. 사실 예전의 마이클 케인도 영 안 어울렸고.적어도 알프레드에 한해서는 아직까지 마이클 고프의 영역을 넘어선 연기는 못 보여주는 것 같다. 차라리 제레미 아이언스가 화이트 편집장을 했더라면 싶다.
아무래도 좋지만, 이런 영화, 내 인생에서 처음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캐릭터들의 대사, 행동, 연기, 구도, 화면 효과 모든 것이 한 컷도 빠지지 않고 중2병으로 가득하다. 이토록 빈 틈 없는 중2병 영화는 반복하지만 정말 처음이다. 심지어 음악 사용까지도 중2 스러웠다. 오해없도록 첨언해두자면, 음악 자체는 매우 좋았다. 배트맨 계열 작품들 중에서 처음으로 CD를 사고 싶다고 느꼈을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은 역시 매우 중2 스러웠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중2병 관객들에게 절절히 어필하는 방식의 연출을 했다면, 잭 스나이더는 본인 스스로가 심하게 중2병을 앓아가면서 이 영화를 찍은 것이다. 초인물이 중2병스러운게 뭐가 나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렉스 루더. 나는 예전부터 작가가 중2병이면 답이 없지만, 악당이 중2병이면 작품이 매우 재미있어진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는데, 이번에는 감독이 심한 중2병이라 답이 없는 케이스이지만, 그래도 중2병 악당이 등장하니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어질 소지는 충분했다. 제시 아이젠버그의 연기도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한 것임에는 틀림 없었다. 그런데 도저히 이 인간이 수퍼빌런 렉스 루더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짝퉁 오스본, 그것도 노먼도 아니고 짝퉁 해리 오스본에 에드워드 니그마를 대충 섞어바른 거 아닌가. 단적으로 말해 과거 짐 캐리의 리들러 연기보다 발전한 게 있었는가. 차라리 본격적으로 저스티스 리그가 시작되었을때 트릭스터를 맡겨 플래쉬와 싸우게 했으면 훨씬 좋았을 터이다.
워너는 언제까지 빌런들을 '미친 테러리스트'로만 다룰 것인가?
그리고 이미 예측했던대로 칙칙한 화면에 칙칙한 유니폼들. 의미없지는 않지만 화면효과만 노리고 마구잡이로 대폭발을 남발하는 터에 더욱 콘트라스트가 강하게 느껴졌다. 수퍼맨의 유니폼 색은 1탄 때 이미 지적했고, 이번에 새로 등장한 원더우먼의 유니폼도 역시 문제였다. 디자인까지는 물고 늘어지지 않겠지만, 컬러링은 절대 새로 해야 한다!

* 수퍼맨과 배트맨 둘 다 마마보이로 그린 연출은... 뭐 늬 맘대로 하세요. 새삼 실망할 건덕지도 없다.

* 사실 이런 분위기로 찍기 딱 걸맞는 작품이 있다. <배트맨 대 그린 호넷>

* 헨리 카빌 스스로의 문제인지, 코디네이터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수퍼맨의 머리숱이 너무 적었다. 특유의 모양새를 만들려고 애쓴 흔적은 보였지만, 이럴 바에야 가발이라도 씌워줬어야 했다. 장발이 처덕처덕한 렉스 루더와 탈모기미의 수퍼맨이 대결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

* 음악 자체가 좋았었다는 것은 이미 언급했지만, 그래도 배트맨, 수퍼맨, 원더우먼 셋 중 아무도 '주제곡'을 내보내어 주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 스파이디는 하다못해 핸드폰 컬러링으로나마 주제가가 나와줬는데.


덧글

  • 먹통XKim 2016/03/29 22:56 # 답글

    어벤저스도 겨우 봐서리 안 건드리렵니다...
  • 영원제타 2016/04/10 16:05 # 답글

    '정의의 돈'을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면…

    "울 엄마 마사."

    "뭐 ? 네가 울 엄마가 바람펴서 낳은 자식 ? 죽어랏 !"

    "잠깐… 난 외계… 으악 !"
  • rumic71 2016/04/11 17:51 #

    막장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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