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특촬의 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 대한 감상평은 이미 올렸고, 작품 관련 논쟁도 여럿 보았다. 잘 알려진바대로 본작의 제목 <시빌 워>는 내전을 뜻하는 동시에 마블코믹스에서 크로스오버 이벤트의 제목으로도 쓰였다. 그렇기 때문에 본작을 처음부터 코믹스판 시빌 워의 영화화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 아마 9할 이상이 그랬으리라 본다.
그리고 개봉 후 원작을 망쳤느니 원작보다 좋아졌느니 하는 비교 논쟁이 맹렬하게 벌어진 것도 새삼스레 말할 건덕지도 없는 일. 뭐 결과만 놓고 보면 '원작'과 비슷하긴 해도 전혀 다른 길 가게 된 것 역시 두말할 필요 없겠고.

'초인 등록법'을 놓고 양대진영으로 갈리어 그야말로 내전을 벌인 코믹스판에 비해, 본작은 법안과 비슷한 형태의 소코비아 협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떡밥에 지나지 않았다. 진짜 갈등 요소, 아니 나아가서 주요한 제재(題材)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복수심'이다. 본작의 초인 그룹 명칭이 공식적으로 '어벤져스' 인 것은 그 점에서 참 아이러니다. 여기에 핀트를 맞춰 보면, 평균해서 삼십 분에 한 번 꼴로 복수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있지 않나 싶다. 당장 시작부터가 크로스본즈의 캡틴에 대한 복수심. 그리고 미리암 스펜서가 토니 스타크에게 하는 일갈 '우리 아들의 복수는 누가 해주지?', 그리고 블랙팬서의 데뷔 역시 복수를 위한 것이었고, 토니가 버키를 죽여버리겠다고 길길이 날뛴 것 역시 부모의 원수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를 뒷조종한 제모 남작 역시 가족의 몰살에 대한 원한이 그 동기를 이루고 있었고. 스칼렛 위치는 관계없는 것 같지만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복수마였다. 심지어 로스 장관도 초인들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고 보복삼아 감옥에 가두기까지 했으니, 실로 복수, 복수, 복수다. 그야말로 복수자들이 한데 모였다. 상관없는 건 스파이디뿐? 걔는 생계형이제까지 이쪽 관련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마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너무 뻔한 것이어서였을 듯.

이야기를 스티브 로저스에 맞추느냐 토니 스타크에 맞추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교묘한 대본은 애초에 감독인 루소형제가 '노리고 만든 것' 이고, 또 잠정적인 결론을 블랙팬서가 내려버린 것도 너무 교과서적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답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뭐 본작이 어벤져스 3가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 3라는 점에서 일단은 스티브의 관점에 맞춰줘야 할 것 같긴 하지만, 어떻게 즐기느냐는 관객 맘대로일 터. 사족이지만 나는 토니의 격분을 절절히 이해한다. 스티브의 입장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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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전진하는 북극의눈물 2016/05/13 18:54 # 답글

    토니가 찌질한 게 아닙니다요.

    토니로서는 당연한 거였죠.
  • rumic71 2016/05/13 19:47 #

    그래서 이해한다고 쓴 겁니다.
  • 조용한 북극의눈물 2016/05/13 20:46 # 답글

    저 현지화된 미국대장이라는 제목은 보면 볼수록 오묘하네요.
  • 디스커스 2016/05/13 20:49 # 답글

    버키가 도구일뿐이라는건 토니 스스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기를 주체 못하는걸 보면 인간으로서야 매력적일지 몰라도(저는 별로 매력을 못느끼지만요.) 히어로라기는 좀 그렇더군요.

    물론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믿는 스티브와는 달리 등록제를 선택한 것이겠지만요. 뭐 저는 시빌워를 뱃대슈보다 꽤 재미없게 본 편이라서...

    스파이디는 완소였습니다. 그외에는 지나치게 무난한느낌;
  • rumic71 2016/05/13 21:14 #

    부모의 원수를 눈앞에 두고 무감각했으면 오히려 위험한 존재입니다. 조종당할때의 윈터솔져만큼이나.
  • 디스커스 2016/05/13 21:22 #

    오해를 하셔서 부연합니다. 논리적으로는 부모의 원수도 아닙니다. 누군가가 찔려죽었을때 칼이 원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감정인데, 주변을 다때려부수고 생지롤발광을 하더라도, 해야 할 판단을 하는 것이 히어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례를 들자면 배트맨이 조커를 매번 때려잡지만 죽이려들지는 않으니까요.
  • rumic71 2016/05/13 21:49 #

    그렇다고 칼든 놈과 싸울 때 '칼은 무죄니까 너만 죽인다' 라고 하진 않지요. 다시 말하지만 감정없는 기계 같은 히어로는 스위치만 바꾸면 딱 윈터솔져 되는 겁니다. 배트맨의 사례는 좀 잘못 드신 것 같습니다. 조커는 부모님의 원수가 아니니까요. 조커가 죠 칠 대신 부모님의 원수로 나왔던 적이 한 번 있지만 거기서는 배트맨이 조커를 죽여버렸죠.
  • 디스커스 2016/05/13 21:56 #

    저도 다시 말하지만 감정이 없는게 아니라 감정을 극기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칼든 놈과 싸우는게 칼이 무죄라는건 잘 이해가 안가지만, 복수를 할때 칼을 쥔 사람에 신경쓰지 칼을 고려하지는 않습니다. 칼은 당연히 무죄고 죄를 물을 대상이 아닙니다. 개가 사람을 물어 죽였다고 개에게 죄를 묻거나 개를 고문하지는 않습니다.

    그 부모님의 원수라는 개념이 아마 저와는 몹시 다른 것 같은데요, 제 기준으로는 히어로라면 하이드라를 지상에서 뿌리뽑겠다고 헬리캐리어와 인사이트 프로젝트를 다시 돌릴망정 바키에 대해서는 감정을 절제해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저스티스에서 조커 쳐죽인 슈퍼맨꼴나는거라고 봅니다.

    배트맨의 사례를 잘못 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게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기준으로 보기에 바키는 부모님의 원수가 아닙니다. 원수를 갚겠다면 차라리 하이드라 구성원들을 지상에서 말살시켜버리겠다가 맞겠죠.
  • rumic71 2016/05/13 21:58 #

    버키는 부모님 원수의 앞잡이였습니다. 다시금 칼 이야기를 하자면 칼든 놈과 싸울 때 제일 먼저 칼을 부러뜨리든가 떨구던가 하는 법입니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하이드라 궤멸이 목표가 되겠지만, 첫 스타트로는 딱 맞아 떨어집니다. 아, 물론 '정의의 용사' 입장이 아니라 '어벤져', 즉 복수자 입장에서요.
  • 디스커스 2016/05/13 21:58 #

    부연을 하는게 길어졌는데, 제가 바키 앞에서 토니가 무감각이나 무감정했어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거겠지만, 저는 토니가 바키에게 분노하는것 자체를 부인한게 아닙니다.
  • rumic71 2016/05/13 22:23 #

    * 결론이 '히어로는 공공복리' 라는 거라면 뭐 저도 지극히 찬성합니다. (특히 요즘 라이더들은...) 위에 말한 대로 '정의의 용사' 라는 입장에서라면 말이죠.
    * 부모의 원수도 아닌데 수퍼맨을 진심으로 죽이려고 든 배트맨은 도대체 ...
  • 디스커스 2016/05/13 22:24 #

    아 그부분도 오해를 샀군요...^^;;

    저는 뱃대슈는 히어로물로서는 0점이하 바닥을 뚫고 내려가 지하층을 넘어 수맥을 뚫어버린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뱃대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다들 '당장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인물들이라고 보고 있고요.

    제가 그 물건에 만족하는 이유는 저는 블록버스터에 그다지 개연성을 중시하지는 않고,(그런 의미에서 인디펜던스데이나 스타워즈류가 낫지 인터스텔라류는 극도로 싫어해요 아주아주싫어합니다. 차라리 그래비티를 찍던가) 미장센과 각종 상징이 그러니까 여러 씬과 씬들이 정말로 시각적으로 세련되게 뽑혔기 때문입니다.
  • rumic71 2016/05/13 22:29 #

    미장센으로도 세련되기는 커녕 중2병에 찌들어 보였습니다만 (심지어 음악마저도! 작곡 자체는 OST가 사고 싶어질 정도로 정말 탁월했는데 그걸 가져다 쓰는 센스가...) 뭐 이건 정말 관객 나름이겠지요. 의견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이 포스팅이 활성화된 것 같아서 감사. ^^
  • 디스커스 2016/05/13 22:37 #

    기왕에 말이 나온거 말씀드리면 뱃대슈에서 슈퍼맨은 꽤나 그리스도의 아우라를 가집니다. 그리고 그게 적그리스도로 바뀔 것이라는 암시도요. 그런데 제가 감상평을 보다가 이런 댓글을 보았었죠.

    "예수님은 앉은뱅이를 일으켰는데 슈퍼맨은 사람을 앉은뱅이로 만드네요." 에 이어 "배트맨이 아이를 구할 때 쓰러진 건물잔해의 모양이 십자가다"라는 말씀도 읽고

    저는 또 보러갔습니다. 뭐 그런거죠. 원더우먼과 파르테논신전이야 웬만한 사람은 눈치챘을거고...
    아무튼 꽤나 이것저것 건드리는게 보이더군요. 중2병과 예술적 자아도취와의 경계는 제법 모호하겠죠.

    ps. 솔직히 요즘들어 중2병이라는게 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대2병 사2병까지 나오던데 뭘 지칭하는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 rumic71 2016/05/13 23:12 #

    네. 원래 수퍼맨은 기독교적 발상에서 탄생된 히어로입니다. 원래는 모세의 이미지로 출발해서 구세주로 승화되었는데, 이것은 예전에 <수퍼맨 리턴즈>에서도 아주 제대로 짚어 준 바 있었습니다.

    * 진짜 중2병 이외에 대2병이니 하는 건 다 아무 의미 없는 말장난이니 괘념 안 하셔도 됩니다.
  • 디스커스 2016/05/13 23:46 #

    미장센이라는건 결국
    화면에 존재하는 무엇이 화면 구도 어디에 왜 거기에 있느냐!? 있어야 하느냐? 는 것에 대한 감독의 답변(스토리와 인과를 넘은)이라고 보는데, 거기에 중2병이 느껴지신다고 하면 저는 이해를 잘 못하겠습니다. 흑염룡의 기운을 느끼지는 못해서...^^;;

    시빌워의 이 부분에 대한 저의 평가는 '있을 법한 곳에' '역시 있었다'정도랄까요...
  • rumic71 2016/05/13 23:57 #

    오프닝 화면부터 중2냄새가 강했지만,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라면 렉스 루터가 조드 우주선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꼽을 수 있겠지요. 카메라워크며 앞서 말한 음악 사용까지 아주 절절합니다.
  • 디스커스 2016/05/14 00:03 #

    루터는 잘 모르겠는데 박쥐비상씬은 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최근의 중2병은 허세력과 연관이 되는 모양이군요.
  • FAZZ 2016/05/13 20:50 # 답글

    토니의 분노는 십분 이해하지만 결국 캡틴이 토니를 막지 않았으면 복수 후에 오는 공허로 인해 더 폐인이 되었을듯. 개인적 복수는 이뤘어도 그랬으면 히어로로는 완전 실격이죠. 물론 아이언맨이 전통적 히어로에서 많이 벗어난 인물이라하지만.
  • 123 2016/05/14 01:43 # 삭제 답글

    디스커스//왜 토니가 감정을 극기해야 해요? 왜죠? 그때마져 히어로여야 하나요? 완벽하게 이상적이지 않으면 까여야 하나요? 그게 '인간'인데도 말인거죠?? 더구나 누구를 위해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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