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코프스키의 멘델스존 4번 & 브람스 2번 서울 슈타츠카펠레



지휘 :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악단 : 내셔널 필하머닉
발매 : Cala (소니 라이센스)

옛날부터 내가 즐겨 해 온 농담 중 하나가, 스토코프스키는 '카라얀을 음악 외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지휘자' 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특유의 기름기 넘치는 카리스마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쁜 새 마누라' 라면 카라얀이 압도할 테지만'음악 외적' 이라고 했지만 사실 '음악 내적'으로도 스토코프스키는 카라얀을 쉽게 압도한다. 레퍼토리 면에서도 그렇고, 연주 스타일 면에서도 그렇고. 카라얀의 약점인 바로크(물론 녹음은 적잖이 남겼다) 분야에서는 아예 개척자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있는 판이다. 뭐 오페라로 따지자면 카라얀이 좀 앞서겠지만. (그러고보니 카라얀은 본인의 스타일과 아주 딱 들어맞을 '트라비아타' 를 왜 레코딩 안 했는지 궁금하다, 아니 아쉬울 정도다. 딴소리지만.) 그러고 보면 오늘날 생존해 있는 지휘자 중에 스토코프스키를 따라잡을 만큼 방위가 넒은 지휘자가 누가 있을지...하이팅크 정도일까?
각설하고, 본작은 Cala 레코드가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협회와 손잡고 발매한 일련의 시리즈물 중의 한 장. 오리지널 음원은 콜럼비아 마스터웍스의 것이다. 1977년에 녹음한 것으로 음질은 전혀 흠잡을 데가 없다. 물론 늘 말하지만 변변치 못한 내 오디오로 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내용. 1977년이면 스토코프스키가 그야말로 죽기 직전에 녹음한 셈인데, 왜 이 두 곡을 커플링했는지는 알 수 없다. 굳이 따지자면 독일 작곡가가 라틴적인 음상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어거지로 두 곡의 공통점을 찾아볼 순 있겠지만, 그래도 실질적인 접점 같은 것은 전혀 없는 판인데. 어찌 되었건, 이제까지 들어본 중 멘델스존 4번의 스테레오 최강반은 역시 '이탈리아 지휘자가 이탈리아를 연주한' 아바도 / 런던 심포니 (DG)였는데(모노 녹음으로는 토스카니니가 여기에 해당), 본 연주도 거기에 못잖게 활력이 치솟는다. 굳이 따지자면 내셔널 필하모닉의 음색 차이가 있어서 약간 뾰족하게 들리긴 하지만, 이건 문자 그래도 음색 차이일 뿐. 그런데 진짜 놀라운 점은, 여러 번 반복하지만 이 해 스토코프스키의 나이가 무려 아흔 다섯이었다는 점이다! 아바도가 멘델스존을 녹음할 때 쉰이었는데, 나이가 두 배 가까우면서도 더 파워가 넘친다.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커플링인 브람스에 대해서는 긴 말은 생략하겠지만, 마치 숲속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듯한 밝은 연주다. 그러고 보니 이 곡의 명연주로 꼽히는 것도 역시 아바도...(브람스 전집을 놓고 보면 별로 평가받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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