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er Woman 특촬의 별




미군 파일럿 출신으로 현 영국군 정보부에서 독일 파견 스파이 노릇을 하고 있는 스티브 트레버는, 루덴도르프 장군과 포이즌 박사가 개발중인 신형 독가스의 정보를 캐다가 발각되어, 전투기를 탈취하여 급히 탈출하다가 격추당해 바다에 빠진다. 기절한 그를 구해준 것은 아마존 여전사 다이아나였다. 트레버를 추적해온 독일군 부대와 전투를 치른 아마존 전사들은, 바깥 세상이 세계대전의 파도에 휩쓸려 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이아나는 전쟁의 신 아레스가 세계 대전의 흑막이라 단정짓고는, 트레버와 함께 전선으로 향한다.

적자냐 흑자냐를 떠나 지속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어 온 저스티스 리그 실사판들. 본작은 그중에서는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주로 전작인 <배트맨 V 수퍼맨>에서 양대 히어로를 즈려 밟을 정도로 짦은 시간이지만 멋있게 등장한 점이 컸다. 그리고 실제 뚜껑을 열어 보니, 의외로 낮 장면이 많이 보인다. 알고 보니 감독이 스나이더가 아닌 젠킨스. 하지만 어차피 제작자와 각본 원안이 여전히 스나이더인 마당에 치마사장, 아니 치마감독에 불과할 듯 싶다. 특히 마지막 전투는 어느 모로 봐도 스나이더 스타일. 다만, 흑막인 아레스가 완벽한 중2병 악당이었던 탓에, 스나이더의 중2병적 연출과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늬 아빠 제우스? 울 아빠도 제우스!' 라고 전작을 빗대 놀리는 것도 가능하긴 하겠지만, 암튼 재미있게 본 것은 사실이다. 사실 이세계 전사가 이쪽 세계로 넘어온다는 구도는, 뭐 원작 자체가 그러하니 굳이 따질 필요는 없지만 웬지 이세계물 라노베 보는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다. 슬로모션을 남발한 액션 장면은 어딘가 오우삼이나 서극을 연상시켰고. 원조 TV시리즈에서도 물론 트레버를 구한 뒤 인간들의 세계로 넘어오는 전개가 펼쳐졌지만, 현대문명에 금방 적응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장면은 이번 작품에서 좀 과장스럽게 넣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것 치고는 또 주변의 반응이 밋밋했지만. 그러고보니 <뉴욕에 나타난 헤라클레스>라는 작품이 있었지.

* 정말 인형처럼 아리따왔던 린다 카터의 원더우먼에 비해, 이번 갤 가돗의 캐스팅에는 논란의 소지는 꽤 있었지만 이 영화 하나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분노의 질주>에서의 기젤레 인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긴 했어도, 마지막 대사인 '잘 가 오빠'는 오히려 린다라면 치기 어려웠을 대사라는 느낌. 그리고 유태인인 만큼 '화이트 워싱' 은 피해 간 셈이 되려나.
* 원래 히어로물의 수트 재현도는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인데, 본작에서는 디자인이 조금 변형되긴 했어도 크게 문제삼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방탄 팔찌의 디자인은 좀 불만스러웠고, 전반적으로 칙칙한 컬러 톤은 역시 한숨을 내쉬게 했다. 배경이 칙칙한 전장이니만큼 원더우먼의 수트는 좀 더 퓨어한 컬러 톤이어야 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안경을 씌우자마자 망가뜨린 것도 크게 한 소리 하고 싶었다. 클락 켄트의 안경만큼 다이아나 프린스의 안경도 중요한 아이템이다!
*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투명 비행기가 등장하지 못한 것도 어쩔 수 없겠지만, 팔찌, 오랏줄과 더불어 원더 우먼의 삼종신기 중 하나이니 차기작에서는 절대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 신화 관련 장면도 그렇고, 아무래도 <토르>시리즈를 의식한 듯 보이는 부분이 제법 있었는데, 본작도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을 맡아줬다면 정말 걸작이 나왔을 거 같다.
*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스티브 트레버를 자폭시킨 것... TV판에서는 부자덮밥이었단 말이다! 어찌되었건 크리스 파인의 스티브 트레버는 스타트렉 때보다 오히려 더 잘 어울렸다는 느낌. TV판의 트레버가 어금니가 반짝 빛나는(실제로) 유유자적한 훈남인 것에 비하면 좀 순수함이 지나치지만.
* 닥터 포이즌은 시종일관 루덴도르프의 따까리 수준에서 못 벗어난 점이 조금 아쉬웠다. 배트맨 비긴스의 스케어크로우보다 존재감이 더 얕았다. 그건 어쨌건, 포이즌 앞에서 장갑차를 들어올려 분노를 터뜨리는 원더우먼과, 뒤에서 그걸 부채질하는 아레스의 구도는 딱 <제다이의 귀환>이었다.


덧글

  • skel 2017/06/13 16:59 # 답글

    지난주에 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원더우먼 보기 이틀 전에 본 보스베이비가 훨씬 마음에 들었던...ㄱ-
  • 한뫼 2017/06/14 14:59 # 답글

    별로 재미 없더군요.
  • 영원제타 2017/08/26 20:35 # 답글

    제게 스티브 트레버의 자폭은 원더우먼의 뒷 이야기가 바로 현대로 건너 뛸 거라는 암시로 보였습니다.
    배경이 현대라면 1차 세계 대전의 참전자는 다 죽은 뒤니까
    더 이상 스티브 트레버가 나올 자리는 없는 거죠.
  • rumic71 2017/08/27 13:38 #

    후손이 나와줘야죠. TV시리즈에서도 부자덮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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