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 라그나로크 특촬의 별



원제 : Thor: Ragnarok (2017)
감독 : 타이카 와이티티
주연 : 크리스 헴스워스 / 마크 러팔로

로키의 장난질로 지구에 내려와 있던 오딘이 두 아들에게 헬라의 등장을 경고하고 소멸한다. 경고대로 헬라의 아스가르드 침공이 개시되고, 무적의 전사들도 한순간에 박살나고 만다. 어떻게든 헬라를 막으려고 하던 토르는 싸움 끝에 난데없는 우주의 행성으로 날아가버리고, 거기에서 전투사노릇을 하고 있던 헐크를 만나는데...

사실은 라그나뢰크(Ragnarök)라 해야 옳겠지만, 어차피 신화 원전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졌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일단은 시빌 워에서 종무소식이던 토르와 헐크를 보여주는 이야기. MCU에서 가장 중 2병스러운 소재였는데, 감독의 역량으로 중 2병에 걸리지 않고 넘어갔다. 그 대신 허탈할 정도로 유치해진 건 어쩔 수 없을 듯.

중간에 플래닛 헐크에서 나왔던 사카르 행성 이야기를 끌어들여 슬쩍 스타워즈 분위기를 끌어냈는데(뭐 루카스 필름과도 한솥밥 먹는 사이이니), 개인적으로는 스페이스 코브라 분위기가 짙게 풍겨서 매우 재미있었다. 주연배우만 잘 뽑을 수 있다면 코브라 영화판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다만 헐크와 브루스의 관계가 점점 더 지킬과 하이드에 가까워지는 것은...뭐 애초에 발상이 그런 데서 나오긴 했지만 많이 미묘했다. 헐크가 대사를 치게 되자 영화 내내 강호동으로 보여서 웃음을 참았다는 것은 비밀.

헤도리안 여왕, 아니 헬라 역은 우리의 갈라드리엘 전하 케이트 블랜칫이 맡았는데, 얼굴이 사뭇 다르게 보여서 처음엔 몰랐다. 전형적인 중2병 캐릭터인데 감독이 중2병에 빠지지 않고서 캐릭터를 잘 다루어냈다. "나는 여왕이 아니야!"라는 대사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개그일듯.

시리즈의 진 주인공 노릇을 해오던 로키는...어째 점점 약해지는 것 같다. 어벤져스 1에서 그리도 장대한 음모를 꾸미던 그 친구 맞나 싶을 정도다. 이복형에 대한 츤데레질은 여전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헬라에게 캐무시당했다)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토르의 팀 메이트들이 몰살을 당했다는 점인데... 제인이 없어진 것보다 더 큰 문제 아니겠는가.

결론적으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영화로 보인다. 이제까지 군말없이 MCU의 진행을 성원해오던 팬들도 여기에서는 다소 멈칫할 구석이 좀 있긴 하다. 그래도 중2병에 빠지는 것보단 이게 낫지 않을까. 그나저나 토르 한쪽 눈은 어떻게 할 셈이려나? 닥터가 고쳐주려나?

* 토르가 위기에 빠졌을 때 뚱.뚱.뚱. 하고 다가오는 오딘의 영상이 배고플 때의 이노가시라 고로처럼 보인 것 역시 비밀.
* 지금 알았는데, 코그(오르간이냐!)는 감독이 직접 연기한 모양...



덧글

  • 로리 2017/10/30 15:50 # 답글

    옷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누더기 밖에 없을때

    1. 최대한 옷처럼 만든다

    2. 누더기를 막 기워서 누더기임을 숨기지 않는다

    에서 2번을 선택한 작품이고 너무 당당하게 들어내니 이게 패션처럼 보인다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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