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2 특촬의 별




샘 레이미는 정말 '입에 맞는 떡'을 찾아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스파이더맨이라는 떡을 정말 잘 주물러서 맛깔스럽게 빚어내고 있습니다. 많은분들이 동의했듯이 어디 한구석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연기면에서나 연출면, 배우들 얼굴 생김까지 말이죠. 물론 1탄 때부터 토비 맥과이어의 얼굴에는 불만이 많았지만 다시금 원작과 비교해보니 그래도 웬지 닮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문어박사님도 얼굴은 원작보다 굉장히 미화되기는 했지만 캐릭터적으로는 멋지게 표현해줬고(멋져서 문제인지도), 무엇보다 완벽 그 자체인 J J J 가 있습니다.
이블데드 2탄에서 보여준 바 있는 특유의 개그 감각은 아주 세련된 형태로 만개했더군요. 의도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밀려나오는 웃음은 그 스타일이 전혀 다르긴 해도 <자토이찌>를 생각나게 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더우기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마당이라 너무 감정이입이 잘 되어서 웃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심히 처연해졌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불만점을 굳이 언급하자면 앞부분에 고생하는 피터를 보여준 것은 좋았지만, 오프닝 직전에 잠깐이라도 액션 장면을 하나 넣어줬으면 더욱 좋았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건 장르 영화의 중요한 공식이기도 하고,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해 보여주는 피터의 고생담과 대비가 되기도 하니까요. (오프닝에서 1탄의 내용을 일러스트로 다이제스트해주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패닝을 너무 다용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거대한 스케일의 격투장면 묘사는 본편의 최대 수확이었습니다. 스파이디야 당연하지만, 옥박사도 굉장히 스피디한 액션을 보여주어 관객을 후련하게 해 줬습니다. 다만 기계팔로 걸어다닐 때 거의 고질라 발자국 소리가 나는 것은 분명 오버입니다.
샘감독의 역량이 최고도로 발휘된 것은 역시 병원장면일 테지만, 여기서 아무래도 일부러 자제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사실 그 정도 난리를 피웠으면 몇 사람 토막쳐지고 피가 여기저기 흩뿌려야져야 정상입니다.
마지막 불만점 하나. 피터가 이번엔 가면을 너무 자주 벗었습니다. 해리에게 들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기차를 세울 때에는 사실 불필요했습니다. 저라면 MJ를 구출한 뒤 마지막 순간에 벗어 보여주는 연출로 갔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정체를 밝힌다거나 그것과 관련된 문제로 파워를 잃는다거나 하는 여러가지 면에서 <수퍼맨2>가 연상되더군요. 노린 것인지 아닌지는 확정할 수 없지만. '대형 거미집'에서의 데이트도 1탄에서 나왔던 수퍼맨과 로이스의 '비행커플' 장면에 버금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고.
해리가 그린고블린 의상을 발견하는 장면은 굳이 집어넣을 필요가 있나 싶긴 한데... 관객들이 3탄을 기다리게 만드는 장치일 수는 있겠군요. 과연 3탄은 어떤 내용이 될 것인가? 동석했던 지인께서는 'MJ에게 채인 두 남자가 손을 잡고 복수해 오는 스토리' 가 되지 않겠냐고 조크를 날리시기도 했는데...

* 문제의 오리지널 주제가가 상상도 못했던 곳에서 등장합니다. 엔딩 크레딧 때에도 편곡판이 나오긴 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덧글

  • 슈퍼히로 2004/07/06 19:03 # 답글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네 스파이더맨~
  • Dr-Sig 2004/07/06 19:54 # 답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슈퍼 히어로 영화를 만났습니다.
  • 잠본이 2004/07/06 21:59 # 답글

    맥과이어는 중기 이후의 청년 피터보다는 등장 초기의 얼빵한 고교생 피터의 이미지에 더 맞아 떨어지죠. 그때 얼굴과 나중 얼굴을 비교해 보면 도대체 인간이 저렇게 변할 수도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서. ;>

    솔직히 던스트는 MJ보다는 그웬 스테이시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두둥)

    그 주제가, 꽤 마음에 들었는데 ost에는 안 들어 있어서 구입 보류중...;;; (엔딩에 나온 편곡판도 잘 들어보면 1편에서 에어로스미스가 부른 그것과는 다른 듯한데 역시 안 실려있어서 불만)
  • 계란소년 2004/07/06 22:56 # 답글

    피가 튀고 살이 튀지 않았던 건 아마도 어린이들이 볼 수 있게 하기 위해...(퍽!)
  • 벨제뷔트 2004/07/07 00:47 # 답글

    조금 거꾸로 됐지만 스파이더맨을 보고 샘 레이미 감독에 대한 관심이 생겨버렸습니다.
    무엇부터 볼까 고민 중인데... 아무래도 이블데드와 다크맨은 필수로 봐 둬야겠군요 ^^.
  • 프리스티 2004/07/07 01:35 # 답글

    2 정말 기대중입니다-_ㅠ 주말엔 꼭 봐야지.
  • 시대유감 2004/07/07 08:56 # 답글

    전 딴건 몰라도 기차에서 그 가면 없는 부분은 필수라고 생각했던 터라.
    그게 아니었으면 과연 그렇게 따듯한 이미지가 전해올 수는 없었겠지요.
    '친절한 이웃' 의 느낌을 시민들이 받는 것도 좀 힘들었을테고..
  • 영원제타 2004/07/07 10:00 # 답글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하시니, 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불끈 솟는군요.
  • rumic71 2004/07/07 10:01 # 답글

    시대유감님, 불행히도 피터는 향후 계속 활동을 해야 하는 게 문제입니다. 정체를 너무 빨리 드러냈어요.
  • 시대유감 2004/07/07 10:40 # 답글

    그거야 시민들이 '모른척할께요' 로 넘어가 주었으니까요. 근데 사실 그 수의 사람들중에 입 싼 사람이 하나도 없을 리가... [OTL] 아니면 아예 '피터 파커' 자체를 유명인으로 만드는 법도 있겠지만, 확실히 차후 전개에 문제가 되겠군요.
  • JOSH 2004/07/07 11:34 # 답글

    3에선 너무 벌떡벌떡 벗은게 확실히 문제라고 보입니다.
    다 필요는 있었지만.. --;

    3편에 대해서는 아직 감독 쪽도 고민이 많은가 봅니다.

    확실하게 문어박사가 죽은 것도 아니고,
    주적으로 고블린도 나올거고...
    연적도 한 명 더 생겨버렸고...
    (베놈도 고려대상)
  • 벨제뷔트 2004/07/07 11:41 # 답글

    고블린 2세는 시각적으로 아무래도 1편의 재탕이 될 수 밖에 없는지라
    다른 임팩트있는 적이 나와주기는 해야 할 텐데...과연 누가 나올까요~.
    (베놈은 다 좋은데 존재 자체가 영화판 세계관과는 너무 이질적이라서;)
  • 산왕 2004/07/07 11:44 # 답글

    이렇게 칭찬들을 하신다는 게 또 대단한 일이죠..흠..
  • cyrus 2004/07/07 14:58 # 삭제 답글

    루믹 님이 본문에 첨부하신 스파이더-맨 원고의 펜슬러는 지난 5월까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작업을 맡았었던 "존 로미타 주니어"입니다. 이분의 아버님도 과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그리신바 있죠. (존 로미타 시니어가 그렸던 어메이징... #50 에서 피터가 뒷골목 쓰레기통에 코스츔을 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 rumic71 2004/07/07 16:30 # 답글

    베놈은 판권문제가 있다는 글도 어디서 본 듯 합니다. 그건 그렇고 저 이슈의 에디터는 '여전히' 랄프 마치오입니다...
  • cyrus 2004/07/07 17:34 # 삭제 답글

    웹서핑을 해보니 랄프 마치오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에디터 자리를 마지막으로 맡은 것은 Vol.2 의 이슈 #26 이더군요. (Vol.1 까지 권수에 포함시킨다면 #467 입니다.)실례가 되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본문에 올려놓으신 컷이 삽입된 이슈 넘버를 알려주실수 있으실런지요?
  • 잠본이 2004/07/07 21:05 # 답글

    베놈은 샘레이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오기 힘들 듯하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모 섬나라 영화사이트를 보니..)
  • rumic71 2004/07/07 23:23 # 답글

    cyrus님, vol.2 #11 입니다.
  • エルザム 2004/07/08 07:24 # 답글

    음...베놈이 나온다면 동료들도 무시할순 없죠... 아이언 맨 이라던지... 캡틴 아메리카라던지....
  • rumic71 2004/07/10 13:44 # 답글

    エルザム님, 안그래도 저 이슈에서 아이언맨과 토르가 나오더군요.(영화와 상관없잖아)
댓글 입력 영역